눈 먼이들

인간은 태초부터 삶과 죽음이라는 이중성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끊임없이 완전함을 갈망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욕망은 대표적으로 SNS와 같은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쉽게 또 다른 욕망을 낳기도 한다. 
욕망을 과시하는 일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스크린 속 업로드 된 이미지를 본질이라 믿거나, 이것에 쉽게 현혹되는 모습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작가가 설정한 가상 세계의 주인공인 봉제 인형의 모습을 통해 현실사회의 여러 단면을 담고 있다. 봉제 인형들은 어긋난 욕망에 의해 서로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일종 의 역할을 부여하며 놀이한다. 
그러나 작가의 시나리오 속 역할놀이는 마냥 즐거운 놀이로 끝나지 않는다. 
타인의 손 으로 아름답게 꾸며지는 이 놀이의 끝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 의심치 않았던 가공된 이미지와 함께 실재했던 본질 마저 잃게 된다.

가상의 이미지 속 나와 이미지를 바라보 며 숨 쉬고 있는 나는 분명 다른 방향을 향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런데도 가상의 이미지는 멋졌기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더욱 완전하고 틈이 없는 모습에 집착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봉제 인형의 모습처럼 본인을 대변하는 가 상의 이미지를 잃는다면 꾸며지기를 기다 리는 밋밋한 형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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