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ence

학창 시절 우리 집 문 앞에 알 수 없는 표식을 보았다.

며칠 후, 한창 뉴스를 뜨겁게 달구던 사건으로 인해 그 표식들은 아파트의 주민들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아파트 주민들의 창문은 방범창으로 도배가 되었으며,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유년시절 답답했던 집에서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는 것은 나만의 즐거움 이였다. 하지만 즐거움을 통해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나의 일상을 훔쳐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쾌감을 느꼇다.
창에는 커튼이 들어섰고 익숙했던 창은 나에게 더 이상 안식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창에 대한 의미를 잃어갔다.

‘창을 통해 내가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빼앗겼다.’

매체의 빠른 발달로 우리는 한번에 많은 정보를 얻고 있지만, 반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도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의 결여로 비롯되는 문제라고 생각하며, 과거 집에 표식을 남긴 그 알 수 없는 이의 행동도  올바른 인식의 부재가 낳은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날, 사람들은 창문에 어떠한 모습을 담고 있을까?’
Audience, 2020, Mixed media, 60 × 4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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