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벽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와 이를 발화하는 시각언어는 ‘벽(Wall)’을 소재로 삼는다. 
빠른 속도로 신축과 철거가 반복되는 사회 에서 작가는 굳건하고 견고하게 보였던 벽마저 외력에 의 해, 당혹스러울 정도로 손쉽게 성형되는 모습에 주목했다. 
전시장 에 위태로이 세워진 벽 위를 까맣게 덮어가는 개미 떼는 벽을 갉아 먹고 조각낸다. 
본질은 이렇듯 대중에 의해 쉽게 은폐되고 그 의미마저 변질되곤 한다. 
사정없이 조각난 벽과 그 위에 붙어 있는 필름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름 모를 이의 일상은 마 치 관객에게 관음증적 시선을 유도하는 듯하다.
 작가는 필름 사이사이 빈틈을 두어 보는 이에게 무한한 개입과 선택지를 의 도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이미지의 위치를 바꾸고 그 중간을 삭제하는 이 과정은 어떻게 진실의 은닉과 조 작이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간접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경험의 제공자인 작가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최초의 이미지에 담긴 정보의 왜 곡과 그를 주도하는 타자들을 어디선가 관찰하고 있을지 모른다.



Error

나열된 여러 개의 벽 사이에 나 역시 일 부분을 고스란히 벽에 담았다. 흐트러지고 밋밋한 모습의 이미지들이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낸다. 불완전한 인 간이기에 더욱 완전하고 틈이 없는 벽에 집착하는 것인가. 애써 만든 모습을 다 시 깎아내고 정돈하며 평범한 하나의 벽 이 될 준비를 해간다. 나를 깎아 내고 다듬으며 떨어진 벽 조각들을 돌아보며…

Error, 2021, 35mm film on lightbox, 25×25cm

Error, 2021, 35mm film on lightbox, 25×25cm

Error, 2021, 35mm film on lightbox, 50×30cm

Error, 2021, 35mm film on lightbox, 50×30cm

Error, 2021, 35mm film on lightbox, 52×5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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