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떼어 달아나자

답답하고 불안한 삶 속에서 잠시라도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았다. 창문을 통해 주변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기에 잠시 나마 자유로웠다. 하지만 자유도 잠시,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나의 풍경을 빼앗겼다. 창 밖의 풍경이 바뀌었고 전과 같은 자유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이었다.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저 높은 건물만을 바라보아야 한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창을 들고 이곳을 달아나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처럼 혼란스러운 건물들을 피하려, 나의 주변을 막아 섰던 벽의 기둥과 창문을 뜯어내고 새로운 기둥을 세 웠다. 그 창문에 네 개의 바퀴를 달아, 이제는 창 밖의 풍경이 어디든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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